1.


블로그를 한 달 동안 방치하다시피 해두고 한 달만에 들어왔다. 요즘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다. 내가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한 번 기회가 찾아오니 기회는 물밀듯이 생겼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계속 연계되고 파생되서 기회가 계속 찾아오는 것 자체가 놀랍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것도 시크릿 효과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별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생각을 하는 것이 있다. 뭔가 민간 신앙 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난 꾸준히 말하고 생각해서 효과를 본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블로그에도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난 내년에 내가 지원하고 싶은 곳에 합격을 해서 기술적인 것을 배우고 그걸 바탕으로 그해 11월 달에는 취업을 하고 3년간 그 일을 해볼거야. 그리고 다음 진로는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고 차차 생각을 해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쭉 그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것과 연계된 다른 진로로 나가고 싶어. 


구체적인 하나의 생각만 계속했을 뿐인데 그것과 관련된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레진던시 큐레이터 직을 맡게 되었고 광주 가이드 북 편집도 맡았고 졸전 도록 편집을 제안 받았고 지역 페스티벌에서 책에 대한 전시를 참여하게 되었다. 자신의 전시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제안도 받았고 남도 문화상품 기획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순전히 모두 나의 욕심으로 이것도 저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해놓고서는 이제와서 회피하고 싶은 기분이라는 게 정말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계속 방치했던 것도 그런 이유도 있었고 진짜 별거 아니고 부담 갖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지난 2n년간 내 의지로 용두사미가 아닌 제대로 된 결말을 볼 수 있었던 건 딱 하나뿐이었다. 그 하나만 포도시 나의 의지로 비롯된 것이고 나머지는 대부분이 용두사미... 결말을 보는 것에 서툰 사람이라서 더 그런 것 같아. 진득하게 책임감을 맡고 하는 일에 서툰 사람이라서? 이것 저것 맡아놓고선 무엇하나 진전되지 않아서 그럴싸한 말로 자기 포장하게 될 때 혐오감이 느껴지고 개강하기 전에는 그런 죄책감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 


진짜 진짜 모르겠다. 지금으로선 내 자신이 한심한 사람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2.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나랑은 정반대의 활달하고 쾌할한 성격의 분이라서 함께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진다는 이유로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았던 분에게도 좋은 기회를 소개받게 되었다.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낯도 많이 가리고 늘상 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왔던 사람이고 만족했었고 관계를 넓히려고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지난 학교 다닌 시간동안 그런 것에는 소홀히 했던 것에도 마음이 쓰이게 되었다. 이런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요즘들어 부쩍 이 말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 약한 연결의 중요성 


사회학자 그라노베터(Granowetter)는 취직을 하는데 있어서, 자주 만나고 친한 강한 인간관계보다, 그렇지 않은 약한 인간관계인 사람에 의한 구직이 무려 5배나 많았다고 하였다. 당신이 사업을 하려고 하거나 이직을 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뭔가 새로운 변화에 도전을 하려고 할 때면, 항상 말리는 사람들은 강한 연결고리를 가진, 친한 친구, 친척, 가족들이다. 


어려서 부터 친하게 보고 자란 그들은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네가 하면 뭘 한다고~?" "

네가 뭘 대단하다고?" 

"너는 안돼, 해봤자 소용없어~!" 

그래서 새로운 도전에는 강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그들을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그들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도전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면 절대로 그들의 우려처럼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젊었을 때 빨리 도전하라고 했다. 설령 실패했다 해도 젊었을 때는 크게 잃을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젊었을 때의 실패는 값진 경험이 될테니, 그 시간과 노력이 절대로 손해보는 일은 아닌 것이다. 


물론 50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나도, 여전히 젊기 때문이다. 진정한 젊음은 나이와 상관없이 새롭게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래서 SNS는 젊은 우리들의 기회의 창이다. 약한 연결이 가장 강한 연결이 될 수도 있는 SNS에서의 만남은 항상 미지와의 조우를 대하듯 두근거리게 하는 새로움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띄엄띄엄 알지도 모르는 약한 연결은 기회와 기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이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그 사람이, 사실 딩신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어떤 사람의 친구이거나 친구의 친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의 약한 연결에도 우리는 소홀이 할 수가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젠 이를 더욱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SN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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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난 SNS도 뭣도 하지 않고 늘상 교류에 서툰 사람이라서 뒷 부분은 내게는 의미 없는 말일지 모르겠다. 그런 성격도 아닌데 무리해서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자 이런게 아니라 정말 기회는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니까 무엇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나도 내가 무슨 말을 적는지 모르겠다. 이런걸 졸업 전에서야 깨닫는 것도 정말 나같고... 분명한 건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게 이제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즐겁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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