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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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스파이스의 노래, '챠우챠우'가 생각나는 책. 실제로 그 노래 가사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들었다.

 

 

 

김영하 작가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사놓은지 한참됬는데 어찌된 이유인지 진도가 나가기가 어려웠다. 그때문에 첫장을 넘기고 내용을 까먹기를 몇번이나 반복했던 것같다. 잊고 있었던 책을 마음을 다 잡고 읽으니 읽히기는 술술 읽혔는데 그간 내가 상상했던 내용 전개가 스토리가 아니여서 놀랐다고 해야하나. 제이라는 캐릭터도 나중에 그렇게 변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목란이 네 이름이 뭐냐는 물음에 제이 하며 손가락 두개를 펼칠때만 해도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분명 소설의 대략적인 키워드는 알고 있었음에도 내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속된 말로는 저질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다. 에필로그에 잠시 언급된 김영하의 단편 비상구. 여러모로 그 단편이 생각났었다. 제이가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만난 여러 가출 청소년들. 그들의 일상에 대해 잠시 서술하는데 비현실적이라면 비현실적인데 실제로 있을 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마지막에 작가 후기와 같은 형태의 또 다른 소설도. 자신이 실제로 동규나 Y를 만나 취재를 하고 소설을 썼다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그래서 그런가 아님 소설의 주된 이야기가 '가출 청소년'이라서 그럴까. 실제로 이 소설은 소설이지만 진짜로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이가 어딘가에 존재할 것같은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에서 출발한다고 다 사실은 아니고 상상에서 시작한다고 다 허구는 아닌 것이 소설의 세계다' 결국 프롤로그의 마술사와 조수는 제이와 동규가 아닐까. 함구증으로 시작되어 한때는 동규의 욕망의 통역사였고 서로가 서로에게 빛과 그림자였던 이 둘의 관계도 묘하자면 묘했는데, 결국엔 홀로 남겨진 동규. 홀로 남겨진 동규의 마음은 어쨌을지 궁금하다. 제이는 첫 인상과 달리 나중엔 여러모로 골때리는 캐릭터다고 생각했음. 열 일곱살이 대폭주를 계획한다는 것부터 여러 아이들이 그에게 이끌리듯이 따르게 되는 과정도. 생쌀을 씹어먹고 아무데서나 자고, 책을 읽고 그 뿐만이 아니라 도대체 1년간 제이에가 어떤 일들이 있었길래,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법한 기인과 같은 모습이 되었을까. 제이가 들었던 목소리는 정말로 무엇이였을까. 여러모로 제이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계속했었다. 마지막에 떠나는 모습도, 아니 떠나는 모습은 누구도 본 적없지만 떠도는 소문 역시 제이스럽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가출 청소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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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기억은 외려 생생해지기만 하는데, 새로운 경험은 그에 터무니없이 미달한다는 것을 거듭하여 깨닫게 될 때, 인생은 시시해진다. 나는 너무 일찍 그것을 알아버렸다. p29

 

"뛰지 마. 네가 이 우주의 중심이야."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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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