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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따라 산을 타던 것을 그만둔 지 한참이 지나서야, 어떤 인생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산이 존재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깨달았다. 나와 그의 인생에서 정중앙에 있는 산, 우리의 인생이 시작된 처음으로는 결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마지막에 터트린다.
자유롭게 유랑하는 피에르트와 마을을 떠나고 싶었지만 한 곳에 정착할 수 밖에 없었던 브르노의 대비가 인상깊었다. 피에르트가 부르노가 성인이 되어 다시 재회했을 때 브루노는 피에르트의 기억과는 달리 '산'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브루노를 보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 만약 브루노도 피에르트 처럼 자유롭게 유랑할 수 있는 형편이 되었더라면 뭔가 좀 달랐을까? 왜 난 이런게 궁금할까. 정말 브루노는 '산'사람이 되고 싶은 것 이었을까? 내가 아무래도 피에르트 보다는 브루노의 입장에 더 가까워서 이런 궁금증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아버지의 기억들을 짜맞추는 과정이 좋았다. 피에르트가 마을을 떠나면서 그 빈자리를 브루노가 대신하게 되면서 세 명의 관계가 확장되어진다. 예로 피에르트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아들이 고산병 증세를 보이는데도 산에대한 자부심을 먼저 내비쳐온 사람이다. 그런 아버지가 실망할까봐 브루노를 질투하기도 하고 산과도 완전히 멀어지게 된 것이였는데... 앞서 나가면서도 뒤에 있는 아들을 걱정했던 모습을 브루노는 기억하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집을 지으면서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도 알게되고 그때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가 왜 그토록 산을 좋아했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그런 이야기에는 사실 큰 공감을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피에르트가 화해하고 스스로 담담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