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후조시 그런 거 모릅니다, 처음 듣습니다’ 하는 당신의 잘려나간 기억들을 여기서 함께 모아보자. 도려냈던 후조시 과거가 궁극의 즐거움을 들고 당신을 찾아올 지 모른다!


1화 후조시(腐女子)를 모르다니요!

2화 후조시, 우리에게도 역사가 있다

3화 화분시점의 즐거움, 정말인가요?

4화 일상이 덕질 아닌가요” 후조시 K님을 만나다

5화 후조시 문화의 ‘자유’ 그리고 ‘검열’에 관하여

6화 “야오이의 주인공은 게이일까요” 퀴어영화연구자 인터뷰 

7화 남성성을 가지고 노는 후조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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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조시,,, 중학생때 가장 심취해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빅뱅을 좋아했는데 블로그 글에 연관으로 탑뇽이니 뇽토리니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로 쓰인 글이 궁금해서 검색했다가 오 좀 괜찮은데...? 하고 감겨버린 것. 전자사전에 팬픽 넣어 읽는 전형적인 느낌으로 그쪽 문화를 접했다. 


지금은 그런 것에 확실히 관심이 덜한 상태이다. 오히려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접했던 소재들도 페미 이슈와 함께 이제는 불편하게 느껴지고 어쩌면 탈후죠(는 거짓말)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때 낀 호모렌즈는 여전히 함께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 이상으로는 빠지지는 않게 되는 것 같다. 특별하게 좋아하는 장르가 현재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 뭔가를 덕질할 때 자연스럽게 2차 연성과 함께하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열정이라곤 없는 상태... 내가 최근 가장 열정 있었을 때는 스포츠 만화 전성기의 중심이였던 쿠농이니,,, 이것도 어느새 5년전이 되어버렸다. 그때만 해도 동맹 배너 눌러가면서 갠홈 순회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연성을 접하려면 트위터는 필수... 요즘엔 뭐가 인기 있는지도 몰라. 아이돌물 강세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지금도 그렇지만 스스로를 후죠시라고 지칭하는 건 진짜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차라리 야동을 본다고 말하는 건 쉽다. 왜 이런 문화는 언제나 일코를 함께할 수 밖에 없는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취향이 되어버린걸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다각도로 심도있게 다룬 칼럼 같다.


BL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재밌으니까 이성애물보다 짜릿하니까 이런 이유로 간단히 정리될 수 있겠지만 이런 소재의 글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아무래도 왜 여성들이 그쪽 문화에 심취하는 걸까?에 대한 물음도 빠질 수 없다. 


나도 왜 좋아하게 되었는 지에 대한 물음에는 확실히 답할 수가 없다. 남성들의 우정과 사랑 사이의 이야기가 간지러워서 좋았던 것도 있고 뭔가를 읽고 한대 얻어맞은 것 처럼 찌릿찌릿 거리는 느낌을 좋아했었다. 주로 피폐하고 주인수는 굴려지고 주인공이 후회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어지는 류의 글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어렸던 내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자극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발랄한 소재나 건강한 느낌의 BL 쪽을 더 좋아하긴 했는데 내가 BL을 불행포르노로서 소비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불행서사의 이야기는 당연히 BL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최근에도 이벤트를 참여했었던 ㅇㅅㅌ는 BL도 HL도 뭣도 아니지만 불행포르노를 적극 활용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처음에는 나도 별 생각 없이 읽고 좋아했었다. 일단은 자극적이고 재미있으니까.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도 많다. 근데 지금은 그 메인작가가 너무 괘씸하게 느껴짐. 괘씸한 이유를 쓰자면 너무 길어질 것 같은데 자기 역량이 부족하니 msg 범벅에 맥락없이 동성애 노림수의 글을 때려 부움... 여기에 특히 적격이 ㅁㅋ나 ㅅ... 제발 그만해... 소리가 절로 나온다 ㅠ 그리고 캐릭터들의 불행한 과거는 일종의 모에요소로서  게임을 접하는 이들에게도 포인트가 된다. 겉보기에는 전혀 아무 문제 없어 보이고 꿈과 청춘의 아이돌물인데 파헤쳐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일남 라노벨 작가가 단순히 이러면 여자들이 좋아하겠지 뭐 ㅎㅎ 거리면서 별 생각 없이 쓴 글이라는게 정말 느껴진다. ㅇㅅㅌ 스토리를 읽으면 부차적으로 일본 남성 작가는 여성이 주인공인 라노벨도 이런 방식으로 쓰겠구나라는 게 안봐도 그려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의 전작... 보지 않았어도 어쩔지 그려지는 것... 사실 그런 소재는 그리고 한국 근대문학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흔히 쓰일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해서... 전통의 인기요소 클리셰라고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위의 이유와 비슷하게 BL이 불편하게 느꼈던 점도 비슷하다. 바텀의 역할을 하는 남성은 전형적으로 가부장제의 피해자인 여성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것. 답습되어 왔던 여성의 역할을 남성이 짊어지는 건 어쩌면 미러링이나 보상심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은 자각하고 의식하고 나니까 일전에 별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것도 불편하게 다가온다는 것. 물론 시대도 변했고 반전되는 BL들도 많겠지만 내가 요즘에는 굳이 찾아보지 않으니 그런 예시로도 이어 쓰고 싶은데도 모르겠다. 글구 어느정도 빻은 게 재밌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어서,,, 결국 결론이 없이 글이 끝나버렸다. 


칼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느낀 점을 쓰면서 가방끈이 부족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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