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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는 정석이없다며 시중에 나오는 수많은 기획하는 방법을 다룬 책들과는 다르다며 소개한다. 확실히 교과서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저자 본인만의 방식대로 어떻게 살아가는 지, 어쩌면 직업병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획자로서의 습관들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었다. 책에 들어가기 앞서서 일러두기에서 인용구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번역하고 '콘셉트'라는 표준어보다 오히려 더 흔히 쓰이는 '컨셉'으로 쓴다거나 구어체로도 썼다고 이건 전적으로 자기의 책임이라며 당부하는 것 부터가 인상적이였다. 어쩌면 그의 내용은 '브랜드 기획자'에 한정되어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의 특별한 내용을 기대하고 읽는다거나 다른 분야의 노하우를 읽길 원한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말 그대로 기획자인 자기의 습관을 나열한 책이다.
저자는 사소한 생각 부터 철학이나 영화를 통해서 얻은 사유, 자기가 직접 보았던 필드까지의 모든 분야에서 기획자의 습관을 포착해낸다. 필드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느끼고 기획한 사례가 흥미로웠다. 그 중에서는 '확실히 현역 기획자는 다르다. 어떻게 거기서 그런 생각을 뽑아낼 수 있지?' 하면서 감탄했던 부분도 있었고 기획하는 일을 꿈꾸면서 스스로 많이 부족했던 부분에서는 반성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는 확실히 자극이 되었던 책이다. 최근 고민했던 부분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많았고 특히 글쓰기에 대한 파트가 가장 마음에 와닿게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글쓰기를 영도로 비유한 것이 좋았다.
나는 책을 시립 사직도서관에서 신간도서란에서 발견했다. 사직도서관의 신간도서란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 책의 비율이 낮은 편이다. 신간으로 대부분의 책이 흥미있어 보여서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게 즐겁다.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여러권 골랐지만 현재 연체가 되어있어 빌리지는 못해서 가능하면 이중에서 한 두권 더 읽고 나갈 생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뻘하지만 갑자기 궁금해 졌던 부분은 무등도서관과 사직도서관 둘 다 시립도서관 신간도서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 무등도서관은 신간 도서 책장이 두 벽면을 채우고 있어 그만큼 관심이 가지 않는 책들이 훨씬 많다. 거기서 한 권을 캐치하는 게 어려우니 무등도서관에선 굳이 신간도서들을 들여다보지 않는 편이다.
무등도서관은 규모가 더 크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있으며 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 같다. 인기있는 신간이나 그럴싸한 제목의 책은 금방 빌려갈 확률도 높을 것이다.
반대로 사직도서관은 교통편이 불편한 곳에 위치해있고 규모도 작고 신간도서란 책꽂이는 소박하다. 내가 무슨 책을 읽어야지 선택하는 것도 더 쉽다. 트랜디한 책들이 많이 들어오는 걸 보면 근처의 대학교나 아니면 양림 일대의 지리적인 특성(?)에 영향을 받는건지... 신간도서를 신청하는 이들이 무등보다 내 또래가 훨씬 많은 건 아닐테고 비율이 더 높은걸까? 이런 점이 궁금해졌다. 최근 도서관을 오가면서도 단 한 번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점이다. 책의 긍정적인 영향 같다! 나도 좀 더 그 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지점을 생각하도록 노력하고 그걸 내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